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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영화 정보
개인적으로 제일 별로라고 생각하는 6편 혼혈왕자, 관객들에게도 가장 혹평을 받은 작품이다.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진짜다. 정말로 준비만 한다. 영화 내내 구질구질하게 구는 론의 로맨스 연기가 진짜로 웃긴데, 연기한 루퍼트 그린트 본인도 꽤 힘들었을 것 같다. 무슨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었냐는 원작팬들의 비난이 쇄도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안 그래도 론과 헤르미온느의 러브라인을 썩 마뜩지 않아한 팬들이 많았던 지라 (어디 감히 우리 완벽한 헤르미온느를 저런 평범남에게!) 더욱 그 원성이 자자했던 모양이다. 원작에서도 7편을 위한 도움닫기 격 스토리가 주력으로 전개된다. 때문에 안 그래도 늘어질 수 있는 작품에, 연출도 한몫을 더한 격이다. 1편부터 론이 데리고 있던 애완쥐 스캐버스가 사실은 3편에 등장하는 배신자 애니마구스 피터 패티그루였던 것처럼, 이전 시리즈에 흩뿌려둔 많은 복선과 떡밥들이 회수된다. 해리포터 3인방은 덤블도어의 지령을 받아 볼드모트의 영혼을 조각내어 담은 호크룩스를 찾는 미션을 수행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과거의 일들과 볼드모트에 대한 비밀을 풀어간다. 이전 시리즈가 마법사의 돌을 지키는 1편, 비밀의 방을 발견하는 2편, 아즈카반의 죄수 시리우스와 만나는 3편, 트리위저드 시합에 참여하는 4편, 불사조 기사단이 되며 벌어지는 일에 대한 5편 등 특정한 중심 사건을 구심점으로 하여 내용이 전개되었다면, 6편은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하기보다 해리의 부모님, 덤블도어, 볼드모트 등 주요 등장인물들에 얽힌 과거를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어, 적잖이 추적 스릴러 같은 느낌이 많이 가미되었다. 그간 긍정적인 면이 부각된 인물들의 부정적 과거, 부정적으로 여겨진 인물들의 반전 과거가 드러나면서, 독자들의 편견을 박살 낸 편이기도 하다. 그래도 혼혈왕자가 대체 누구일지 추측하며 보는 맛이 있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감상하길 바란다.
줄거리 및 등장인물
더 이상 어둠이 세력이 돌아왔음을 부정할 수 없어지고, 알 수 없는 실종 사건과 살인 사건이 곳곳에서 벌어지며 그동안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겨진 호그와트는 물론 머글 세계에 까지 여파가 미치기 시작한다. 새 학기 마법의 약 교수가 슬러그혼 교수로 바뀌고, 책을 미리 준비하지 못했던 해리는 슬러그혼 교수의 말에 따라 캐비닛에 있는 책들 중 하나를 골라 쓰게 되는데, 그 책은 혼혈왕자로 칭한 인물이 사용하던 책이었다. 마법의 약 과목이 취약했던 해리는 그 책에 쓰인 묘책 덕분에 행운의 묘약을 손에 넣게 되며, 많은 도움을 받는다. 한편 해리는 덤블도어와 함께 과거의 기억들을 더듬어 보며 볼드모트를 해치우기 위한 단서를 찾는데, 톰 리들 즉 볼드모트가 호그와트를 졸업하기 전부터 계획하여, 자신의 영혼을 총 7개의 물건에 나누어 담아 호크룩스를 만들었음을 알게 된다. 2편 비밀의 방에서 해리가 바실리스크의 이빨로 파괴한 톰 리들의 일기장이 바로 그 호크룩스 중 하나였고, 덤블도어 교수가 파괴한 마블로 가의 반지를 제외한 남은 5가지 호크룩스를 파괴해야 볼드모트를 없앨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른다. 남은 호크룩스들이 대략 각 기숙사를 대표하는 물건이 아닐까 추측한 이들은 나머지를 호크룩스를 찾기 위한 추적을 이어간다.
결말 해석 판타지 영화 추천
너무 많은 스포가 될 수 있어 아예 영화를 볼 생각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더 상세한 서술은 하지 않겠다. 간단 요약하면, 고구마로 시작해서 고구마로 끝난다. 하지만, 모두 7편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밑밥들이니 너무 노여워하지 말고 감상하면 좋겠다. 6편을 보고 나면, 옳고 그름이나 정의와 불의, 영웅과 빌런에 대한 정의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미국식 히어로 영화에서 늘 그렇듯, 시리즈의 초반부에는 절대 선이 악을 징벌하는 내용처럼 평면적 구성과 캐릭터를 보여주지만, 후반부에 접어든 이후 점차 바뀌어 가는 주인공들은 물론, 그간 선 또는 악으로 정의된 인물들에 대해 재정의가 필요한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독자들에게도 생각의 변화와 전환의 계기를 제공한다. 나에게도 앞서 작성한 해리포터 프랜차이즈 영화 리뷰 중에 그 어떤 편보다 가장 쓰기 힘든 편이었다. 쓰다 보니 다시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