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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 영화 정보
최종장을 향해 달려가는 7편, 죽음의 성물이다. 소설에서는 5편 불사조 기사단이 총 5권으로 가장 많은 분량을 자랑하지만, 영화에서는 7편 죽음의 성물을 1부와 2부로 나누어 이전 시리즈보다 디테일하고 스펙터클 하게 시각화하였다. 모든 시리즈를 아우르는 커다란 전투를 목전에 둔 만큼 중요도 면에서나 스케일 면에서 합당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흥행 면에서는 7편 1부가 저조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무래도 몰아봐야겠다고 생각하는 팬들과 6편의 경악스러운 마지막에 치를 떤 관객들이 보지 않아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나도 개인적으로 덤블도어 캐릭터를 매우 애정했기 때문에, 6편의 말미에 이를 갈며 이렇게 끝날 리 없다고 외쳤고 때문에 7편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개인적으로 해리포터 영화판에서는 7편의 1부 & 2부가 가장 영화의 장점을 잘 살려 표현된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장대한 스케일의 전투를 굉장히 실감 나게 그려냈고, 다대다로 마법 전쟁을 펼치는 모습을 격투기만큼 치열하게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이미 전투를 위한 대부분의 스펠을 알고, 그중에서도 치명적인 3대 스펠인 임페리오, 크루시오, 아바다케다브라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지팡이나 휘두르는 마법 전투를 얼마나 박진감 넘치게 그려낼 수 있을지 나도 개인적으로 의문이었는데, 2부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심장이 쫄깃해지는 대접전이 그려지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당연히 2부로 가는 디딤돌인 탓에 1부는 상대적으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고, 더불어 해리포터 전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슬프고 암울한 시점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마음 자체가 영 답답할 수 있다. 소설에서 6편부터 이미 많은 인물들이 죽고 다쳤기 때문에, 7편에서는 3인방 중 하나가 죽는다는 카더라 통신이 돌았었다. 진짜인지 여부는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줄거리 및 등장인물
죽음을 먹는 자들이 마법부까지 장악하여 마법사들의 세계에서 볼드모트의 영향력이 커져간다. 덤블도어의 부재, 세베루스 스네이프에 대한 복수심에 해리는 돌아버릴 것 같았지만, 덤블도어가 자신에게 남긴 숙제, 볼드모트를 영원히 없애기 위한 '성물' 호크룩스 찾기 여정을 지속한다. 가장 두려워하던 천적이 사라지자 이제 호그와트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기에 학생들 또한 혼란에 빠지고 예전과 다른 분위기가 감돈다. 마법부 장관 루퍼스 스크림저가 3인방에게 덤블도어의 유품을 전해주고, 셋은 다시 한번 덤블도어의 빈자리를 느끼며 좌절하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성물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해리가 상처를 통해 볼드모트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원치 않아도 서로가 무의식 중에 서로를 감시하고 엿볼 수 있는 셈이 되어, 호크룩스를 파괴하기 위한 길은 점점 험난해지고, 설상가상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사이를 의심하여 무리에서 이탈하는 일까지 벌어지게 된다. (진짜 이 부분에서 머리를 쥐어뜯었었다) 한편 볼드모트는 해리포터를 해치우기 위해 딱총나무 지팡이를 찾기 위해 사방을 뒤진다.
결말 해석 후기
1~4편까지만 해도 해리포터 인생 한번 살아볼 만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죽음의 성물 1부에서 그 생각을 철회했다. 세상 사람들이 이름 부르는 것도 두려워하는 최악의 빌런과 일대일로 맞짱 떠야 하는 운명을 갖고 태어나, 의지하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도 미궁 같은 미션을 해결하러 혈혈단신 애써야 하는 해리가 너무 안쓰러웠다.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 나에게 달려 있다니 포기할 수도 없고 죽을 수도 없고 얼마나 어깨가 무겁겠는가. 진짜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사이를 오해하여 질투에 눈먼 멍청이가 되었을 때에는 울화통이 폭발할 뻔했다. 원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2부의 클라이맥스가 가장 극적이기 위해서는 1부가 어쩔 수 없이 더욱 절망적이어야 했지만, 알면서도 답답하고 슬픈 시리즈라고 하겠다. 영화 내내 밝은 햇볕을 쬐는 씬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특히 매력적이고 개인적으로 애정했던 많은 조연들이 죽거나 다치고, 진짜 싫어하는 인물들이 제일 꼴값을 떨고 다닌 시리즈라, 해리포터의 다른 시리즈는 2번 이상 볼 마음이 기꺼이 들곤 했는데 (비밀의 방은 5번은 본 것 같다) 7편의 1부는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해리가 단지 주인공이기 때문에 볼드모트와 일대일 맞짱을 뜨는 것이 아닌, 출생에 얽힌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음을 암시하여, 조앤 롤링 작가 특유의 탄탄한 구성력이 다시 한번 돋보였다. 아직 7편의 1부를 보지 않았다면, 좀 여유 있는 주말을 골라 2부와 한숨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