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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영화 정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 2010년 개봉작 <인셉션>. '생각을 훔치는 거대한 전쟁'이라니 슬로건 한 번 기가 막히다. 감독이 무려 10년 동안 각본을 쓰고 다듬었다니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자각몽'에서 영감을 얻어 '꿈 도둑' 소재의 호러 영화를 떠올렸는데, 당시 큰 규모의 영화나 상업 영화를 제작 연출한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등을 먼저 만들면서 이 작품을 다듬었다고 한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나는 <인터스텔라>가 더 좋아하지만 상상력 측면에서는 <인셉션>이 <인터스텔라>를 압도한다고 생각한다. '생각'과 '무의식', '꿈'이라는 추상적 소재를 시각적 요소로 바꾸어 표현한 연출이 특히 끝내주는데, 꿈속 세계를 설계하는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온갖 초현실적인 풍경이 등장한다.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는 반으로 접힌 도시 연출은 이후 각종 SF에서 오마주 되어 지금은 꽤 익숙한 장면이 되었다. 꿈의 층을 거듭해 내려가면 도달하는 무의식, 그 안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 꿈을 통해 생각을 심고 빼내는 등 많은 영화 속 설정들은 상당히 은유적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인생 영화로 꼽는 이유도,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전 세계의 유명한 배우들이 우르르 등장하니 보는 재미까지 있다. 러닝타임은 148분, 12세 관람가. 인셉션 안 본 눈 가진 사람이 너무 부럽다. 

 

줄거리 및 등장인물

'생각은 바이러스와 같아. 끈질기고 전염성이 강해. 좁쌀만 한 생각이라도 무한하게 자랄 수 있어. 한 사람을 가두거나 망가뜨릴 정도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대사이면서, 이 영화 전체를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영화 내에서 '인셉션'은 한 사람의 꿈에 잠입해 고의적으로 특정 생각이나 개념을 심어, 꿈에서 깬 이후에도 그 생각을 자신이 스스로 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교묘하고 어려운 사고 조작을 의미한다. 극 중에서는 꿈 기계 '패시브'를 이용해 다른 사람과 꿈을 공유할 수 있다는 설정인데, 누군가의 비밀을 알아내기에 최적화된 꿈을 설계한 후 타깃을 그 꿈 안으로 끌어들여 원하는 정보를 빼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추출자'라고 부르고, 악명 높은 추출자인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가진 사이토가 고난도의 어려운 의뢰를 제안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성공 보수가 무려 전과와 불명예를 말소하여 신분을 바꿔주겠다는 제안이니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떳떳하게 돌아가고 싶은 코브는 의뢰를 거절하지 못한다. 사이토의 의뢰는 생각을 추출하는 것이 아닌 생각을 심는 것. 코브는 의뢰를 위해 추출자인 본인을 필두로 표적과 주변인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는 아서 (조셉 고든레빗), 꿈 설계자 아리아드네(앨런 페이지), 꿈속에서 타인으로 둔갑해 표적을 속이는 임스(톰 하디), 꿈에서 깨어나지 않도록 돕는 약제사 유서프(딜립 라오) 등 최정예 팀을 구성한다. 생각을 심기 위해서는 깊은 꿈의 심연으로 내려가야 하는 만큼, 1단계의 꿈에서 또다시 패시브를 사용하여 2단계로 또 3단계로 점점 더 깊은 무의식 속으로 침투해야 하고, 내려가는 만큼 시간의 흐름도 늘어지기에 음악을 이용해 각각 다른 단계의 꿈에 머무는 동료들이 현실의 시간을 예측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깨우기 위한 킥, 즉 '넘어뜨려 깨우기'를 할 때를 알린다. 일종의 타이머라고 볼 수 있다. 너무나도 현실 같은 꿈속을 오가기에 현실과의 혼동을 막기 위한 자기만의 아이템을 몸에 꼭 지녀야 하는데 이것을 토템이라고 부른다. 코브의 토템은 그 유명한 팽이. 나름대로표적인 피셔(킬리언 머피)에게 접근하지만, 피셔는 이러한 정신 공격에 대해 알고 있으며 이에 대비한 훈련을 받은 자이기에 호락호락하지 않다. 꿈과 현실을 오가며, 시간, 공간, 규칙, 타이밍 등 모든 것이 딱 맞게 완벽해야 하는 고난도 미션, 인셉션 작전은 경험 많은 코브의 팀도 예상 밖의 상황을 맞닥뜨려 고전하게 하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미 죽은 코브의 아내 맬(마리옹 코티야르)이 작전 중인 꿈 속에서 코브의 투사체로 등장하여 임무를 방해하고, 코브에 대한 팀원들의 신뢰도 흔들리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이유로 임무를 강행하게 된다. 

 

결말 해석 후기 (스포 있음)

사실 코브는 예전에 인셉션을 해본 적이 있다. 꿈의 가장 밑바닥인 림보에서는 무한의 시간이 흐르기에 자칫 잘못하면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고 갇히게 되는데, 오랜 옛날 맬과 함께 꿈속의 꿈을 연구하며 림보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던 코브는 현실을 잊어 가는 맬이 현실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을 먹도록 만들기 위해 그녀의 무의식에 멈추지 않는 팽이 토템을 넣었다. (이곳은 꿈 속이라는 증거) 덕분에 꿈속을 자각한 둘은 현실로 돌아왔지만, 그 이후 맬은 현실조차 현실이 아니라고 믿게 되고, 코브가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여기며 함께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자살 계획을 세워 실행한다. 때문에 코브는 순식간에 아내를 살해한 수배범이 되어 전 세계를 떠돌 수밖에 없었던 것. 자신의 인셉션으로 인해 맬이 죽었다는 코브의 죄책감이 꿈에 투사되어 임무를 방해해 온 것이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코브의 팀은 무사히 미션을 완수하고. 현실로 돌아온 듯하다. 그리고 코브는 약속받았던 대로 집에 돌아와 아이들을 끌어안는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멈출 듯 멈추지 않는 팽이의 모습. 팽이가 멈췄는지 멈추지 않았는지를 확실히 보여주지 않아 인셉션의 결말을 놓고 많은 해석이 분분하지만,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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