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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워 Z> 영화 정보

맥스 브룩스의 소설 '세계대전 Z'를 원작으로, 달리는 좀비의 무서움을 실감 나게 보여주는 예고편으로 전 세계인을 단번에 사로잡았던 영화 <월드워 Z>. 웅장한 배경 효과음과 함께 달려드는 속도를 주체하지 못해 서로를 딛고 밟으며 높이 쌓여 마치 곤충처럼 장벽을 넘는 좀비 때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나 또한 이 영화가 개봉했던 2013년 당시 예고편만으로 압도되어 이 영화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이전 좀비 영화에서는 좀비에게 물리거나 갑자기 습격당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주로 그렸다면, <월드워 Z>부터는 좀비에게 발각되는 순간 끝이라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지금이야 아주 다양한 좀비 영화가 이미 나와 있어 요즘 관객들 입장에서는 별 감흥이 없을 수 있지만, 좀비 영화의 시조 격인 <새벽의 저주>가 당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굉장히 센세이셔널한 영화로 받아들여졌던 것처럼 <월드워 Z> 또한 좀비 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였다고 할 수 있다. 본래 2010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이었으나 중간에 각본가가 교체되면서 원작에 가깝게 만들어졌던 촬영 분량을 모두 뒤엎고 방향을 달리하여 새롭게 촬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브래드 피트라는 걸출한 유명 배우를 원톱으로 내세웠으나, 솔직히 그 없이도 충분히 흥행했을 것 같은 작품이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은 물론 제작에도 관여했다고 한다. 본래 1편의 흥행 결과에 따라 3부작으로 제작을 계획하였어서, 데이비드 핀처 감독 연출로 2편 제작이 바로 확정되었었으나 판권을 가진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상황으로 인해 결국 무산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좀비영화를 매니악하게 섭렵하고 있는 아포칼립스 장르 팬에게는 다소 뻔한 레퍼토리일 수 있겠으나, 대중적 취향에 좀비 영화를 엄청 많이 보진 않았지만, 느리고 꾸물거리는 좀비는 알만해서 지루하다면 매우 추천한다. 러닝타임은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줄거리 및 등장인물

최악의 분쟁 및 재난 지역을 주로 방문하는, 군 경력까지 갖춘 걸출한 UN 조사관 제리 레인(브래드피트). 하지만 두 딸을 둔 가장이기도 하기에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은퇴한다. 전 세계에서 이상한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속출하고 있다는 뉴스가 TV에 많이 흘러나오던 어느 날, 필라델피아에서 최악의 질병 감염으로 인한 아수라장을 직접 겪게 된다. 때마침 전 동료인 티에리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그의 도움으로 가족들과 함께 근처 아파트 옥상으로 대피해 헬기를 타고 가까스로 구출된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UN사령함의 아르고스 항공모함. 이곳에서 제리는 이번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것이며,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가족의 곁에 있어야 하기에 임무를 거절하려 하지만, 그럴 경우 가족들이 안전하게 고립된 이곳에서 나가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조사를 돕게 된다. 하버드대의 바이러스 박사와 네이비씰 대원들과 함께 단서를 찾아 한국의 미군기지 평택으로 출발하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한국에 도착해 생존자와 전 CIA요원을 통해 북한과 이스라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다음 단서를 찾아 이스라엘로 다시 떠난다. 이스라엘은 사태 발생 전 대규모 장벽을 완공한 덕분에 안전했고, 어떠한 연유로 장벽을 건설하게 되었는지 모사드의 요원을 통해 듣게 되는데, 최초의 발원지로 추청 되는 곳은 인도이나 이미 좀비들로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기에 가봤자 소용없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제리는 낙담한다. 하필 그때 난민들이 생존한 기쁨에 부르는 노랫소리가 확성기를 타고 멀리 퍼져 좀비들을 자극하고, 어마어마한 수의 좀비들이 흥분하여 몰려오는 통에 서로의 몸을 밟고 장벽을 넘어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던 이스라엘 마저 쑥대밭이 되고, 제리는 다급히 대피하여 이스라엘을 벗어나 세계보건기구 연구소로 향한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제리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한 가지 가설을 제시하는데, 바로 질병에 감염된 사람 즉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좀비가 적절한 숙주라고 여기지 않아 피해 간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제리는 그곳의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남아 있는 바이러스가 보관된 B동으로 향해 본인을 희생하여 몸에 주입하고 좀비를 상대해 보는데,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좀비 떼가 갈라지는 현장을 보게 된다. 이후 이 가설을 기반으로 한 백신을 개발하고, 이를 전 세계에 보급하며 제리도 가족과 만나면서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결말 후기 평점

내 기억에는 아마 바이러스의 단서를 얻는 근원지로 한국이 등장해 기분 나빠하는 여론도 많았던 기억이 난다. 본래 중국이 발원지인 것으로 설정하려 했으나 중국에서의 흥행에 나쁜 영향을 끼칠까 두려워 한국으로 바꿨다고 한다. 하지만 보란 듯이 중국에서는 검열에 걸려 개봉하지 못했다는데, 애초에 그럼 왜 한국으로 한 거야! 그러나 영화 속 상황에서는 미국도 대통령 부통령이 모조리 죽는 전 세계적 재난 상황이었기에 특별히 기분 나빠할 것까지는 없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열폭이 될 수도 있겠다. 서양인들에게 한국은 늘 북한과 근접한 위험한 분쟁 지역의 이미지로 먼저 다가오나 보다. 안전불감증인지는 몰라도 한국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벌어질지 안 벌어질지 모르는 전쟁과 분쟁의 가능성만 안고 있을 뿐 총도 마약도 불법으로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우리 사회가 일상에서 총기의 위협을 받고 마약 중독자를 피해서 살아야 하는 미국 사회보다 훨씬 더 안전한 것 같은데 말이다. 미국 영화답게 한 명의 히어로가 세상을 구하지만, 이 정도는 할리우드 영화의 공식 같은 설정이니 애교로 넘어가주자. 제리는 하필 모든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려 해결해야 하는 불운을 겪으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아 해결하는 행운 또한 가진 대단한 인물이라고 치자. 어찌 되었든 대중적 흥행을 위해 오락적 요소를 잘 녹여낸 좀비 영화라는데에는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10점 만점에 8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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