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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영화 정보
반지의 제왕 3부작을 마무리하는 대망의 최종편. 이 작품이 개봉했을 때 마음 한구석이 쓸쓸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아, 이제 연말에 기다릴 영화가 하나 사라졌구나 싶어 어찌나 서운했던지, 해리포터가 7개의 시리즈로 구성된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소설보다 영화가 더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작품성 면에서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소설이 생각보다 어렵고 잘 읽히지 않는다는 감상이 꽤 있는 것은 번연한 사실이다. J.R. 톨킨은 소설가이기 전에 언어학자이기도 해서, 소설 속 엘프어를 직접 고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언어까지 창조한 그의 노고는 소설의 깊이와 세계관의 리얼리티를 더해 작품성을 한층 끌어올렸으나, 그만큼 욕심냈었던 부분인지라 그에 대한 부연 설명이나 배경 지식과 관련된 내용이 꽤 구구절절 덧붙여져 있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소설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담과 지루함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모든 부차적인 것들을 깔끔하게 덜어내고,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상상력을 더해 시각적 즐거움을 배가시키며,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를 빠르게 전개시키기 때문에 정말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에 빨려 들어가듯 집중하여 관람할 수 있다. 당시 1, 2편으로 이미 단련된 관객들은 3편을 보러 영화관에 갈 때 이미 방광을 단속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 들어갔더랬다. 러닝타임은 199분 (3시간 19분), 확장판은 무려 263분 (4시간 23분!)이나 되니 여유로운 하루를 골라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줄거리 및 등장인물
골룸은 지름길이라며 프로도와 샘을 거대 거미 쉴롭이 사는 굴로 안내하고, 반지로 인해 판단력이 점점 더 흐려지던 프로도는 골룸의 이간질에 속아 서로 갈라서기까지 한다. 프로도는 이내 후회하여 이 모든 것이 반지 때문이니 꼭 파괴하고 말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그 말은 들은 골룸은 분노하여 프로도에게 달려들었다가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만다. 프로도는 홀로 여정을 이어가다 이내 쉴롭에게 붙잡히고, 뒤늦게 구하러 온 샘에게 발견되지만 샘은 프로도가 죽었다고 착각하여 반지만 챙기고 숨는데, 이후 나타난 오크들이 프로도를 발견한 후 마비된 것이라고 말하며 데려가는 것을 보고 프로도를 구하기 위해 그들을 추적한다. 오크들의 감시탑 중 하나인 키리스 웅골에 도착 후 오크들이 프로도가 입었던 미스릴을 두고 다투는 사이 샘은 프로도를 구출하는 데 성공하고, 마침내 둘은 합심하여 모르도르에 도착한다. 아라곤은 프로도와 샘으로부터 사우론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검은 문으로 진군하고, 모르도르의 병력이 아라곤의 군대를 공격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두 호빗은 화산 근처로 올라간다. 그러나 용암에 반지를 던져 넣으려던 그 순간 프로도는 반지에 잠식당하여 이건 내 거라고 외치며 반지를 끼워 모습을 감추고, 갑자기 나타난 골룸이 프로도에게 달려들어 손가락을 물어뜯어 반지를 차지하려 하고 옥신각신 몸싸움을 벌인다. 결국 둘은 반지를 두고 한참을 싸우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데, 프로도는 절벽에 매달려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골룸은 반지와 함께 용암으로 떨어져 최후를 맞는다. 반지를 파괴하자, 사우론의 탑은 무너지기 시작하고 간달프는 화산의 용암 한가운데 갇힌 프로도와 샘은 구출한다. 이후 프로도는 반지로 인해 피폐해진 정신을 되찾고 눈을 뜨고 재회한 호빗들과 반지원정대는 임무의 성공을 축하하며 회포를 푼다.
결말 후기 판타지 영화 추천
이 작품이 대단한 이유는 반지 원정대가 길을 떠날 때부터 누구나 아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기본적인 해피엔딩으로 당연한 결말을 맞이함에도 불구하고, 그 중간 과정이 뻔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지를 파괴하기 위한 원정대가 조직될 때부터 반지 파괴에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이렇게 2가지 방향으로 기본적인 결말이 귀결될 것은 우리 모두가 1편에서부터 예상했다. 그리고 심지어 반지 파괴에 성공하고 중간계는 평화를 되찾았다는 아주 평범한 결말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결말이 너무 뻔하다며 화를 내거나, 당연한 결말로 향하는 과정이 지루했다며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분명 예견되는 결말이 있음에도 마음 졸이고 긴장하면서 프로도와 샘의 여정을 함께 한다. 이런 것이 감독과 연출의 힘인가 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