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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종> 영화 정보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기획과 제작을, <셔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아 한국과 태국 유명 감독들의 합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셔터>는 개봉 당시 바로 봤었지만, 태국의 종교 문화를 알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기에 <랑종>에 그려진 태국 무속 신앙의 기이한 면모가 굉장히 독특하고 무섭게 느껴졌다. 특히 태국에서는 아직도 이런 민간 신앙에 대한 국민적 믿음과 추앙이 강하다고 하니, 익숙한 소재에 생경한 환경이 더해져 만들어진 영화의 분위기가 특히 더 독특하게 느껴지는 영화. 태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켜 2021년 최초로 흥행 기준 지표인 1억 바트를 넘긴 영화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82만 관객을 동원하였고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부천 초이스' 부문 장편 작품상을 받았으며 세계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줄거리를 비롯하여 공포의 소재로 활용되는 다양한 장치들은 우리에게도 매우 익숙한 것들이고, 우리 또한 무당, 신내림 등 혈통을 따라 대물림되는 영매에 대한 믿음과 문화가 존재하는 문화권이라 태국 영화임에도 거부감 없이 영화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세계적 배급과 흥행을 목표로 영화 초반 글로벌 관객을 고려하여 친절하면서도 세련되게 영화 감상에 필요한 태국 민간 신앙에 대한 설명을 녹여놓았다. 영화의 제목인 '랑종'은 태국어로 영매, 무당이라는 뜻이라고. 영어로는 The Medium (귀신과 사람의 매개체)로 번역되었다. 상영등급은 예상 가능하게도 청소년 관람불가. 2021년 7월 개봉작.  러닝 타임은 131분으로 꽤 기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관람하시길. 
 

줄거리 및 등장인물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의 낯선 시골 마을. 집, 나무, 산 등 모든 존재에는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이곳에서는 조상신인 '바얀 신'을 믿는다. 가문의 대를 이어 '바얀 신'을 모시는 영매 랑종 '님'은 위로 큰오빠 ’마닛‘과 결혼한 언니 ’노이‘가 있는데, 노이의 남편 아싼티야 위롯의 장례식에서 오랜만에 가족 모두 상봉한다. 하지만 님은 곧 노이의 딸, 즉 자신의 조카인 '밍'의 상태가 범상치 않음을 느끼는데. 무당인 '님'을 취재하기 위하여 동행했던 다큐멘터리 촬영팀은 대를 잇는 신내림의 순간과 그 가족들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영상으로 담아내기 시작한다. 밍의 이상 증세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결국 회사에서 잘리고,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하기에 이르는데. 밍의 상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신병으로 생각한 노이는 님에게 내림굿을 하여 밍이 신내림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지만, 님은 곧 밍 안에 깃든 것이 신이 아님을 눈치채고 거절한다. 과거 언니인 노이가 신병을 앓았으나 성당을 다니며 신내림을 거부해 님이 랑종이 되었는데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이러한 집안의 내력, 즉 혈통으로 인한 신의 장난으로 여겨지던 모든 기이한 일들이 후반부에 이르러 끔찍한 진실과 연결되면서 극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결말 해석 후기 (스포있음)

알고 보니 아싼티야 집안은 대대로 내려오던 모종의 저주로 인해 집안의 남자들이 불길한 최후를 맞아왔던 것. 처음엔 밍을 사랑하여 근친상간하였다가 자살한 밍의 오빠 맥이 밍을 데려가려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그보다 더 강하고 삿된 것들이 깃들었음을 느낀 님은 자신의 힘만으로 부족할 것을 예상하고 퇴마사 싼티의 도움을 청한다. 싼티와 님은 밍을 위해 대규모의 퇴마의식을 준비하게 되는데. 그러나 퇴마일 하루 전 님이 연락을 받지 않자 님의 집으로 찾아간 노이는 잠들 듯 죽어 있는 님을 발견한다. 님 없이 퇴마 의식을 강행하는 싼티. 노이가 밍을 대신하여 악령들의 유인책이 되고, 진짜 밍은 마닛 부부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에 봉인되어 있다. 하지만 곧 밍이 아기울음소리를 내며 꺼내달라 애원하자 마닛 부인은 문을 열지 말라던 싼티의 말을 거역하고 문을 열고, 그와 동시에 퇴마 의식을 집행하던 싼티는 악령을 가둬둔 항아리를 끌어안고 자살해 버린다. 퇴마 의식을 준비하던 곳도, 밍의 집도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마지막으로 아싼티야의 이름이 적힌 못이 가득 박힌 짚인형이 클로즈업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퇴마 의식을 준비하며 기도를 드리는 님. 착잡하고 두려운 얼굴의 그녀는 어려운 마음속 비밀을 털어놓듯 자신이 정말 바얀 신을 모시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던 적이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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