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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스 아웃 : 글래스어니언> 영화 정보
돌아온 브누아 블랑. 미스테리와 스릴러에 블랙 코미디가 고명처럼 뿌려진 추리 영화 나이브스 아웃의 속편. 2022년 12월 23일 개봉하여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렸다. 제목 ‘나이브스 아웃’은 무언가를 향해 칼을 뽑아 든다는 의미로 한 걸음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중요한 순간 등장해 추리를 펼치며 사건을 해결하는 브누아 블랑의 스타일을 상징한다. 1편이 탄탄한 구성, 스토리의 반전과 겹겹이 쌓인 복선을 풀어내는 치밀한 연출이 일품이었다면, 2편은 오락 영화의 재미와 사이다 같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전개가 더 쉽고 대중적이다. '고품격 추리 어드벤처'로 명명한 2편의 장르적 정의부터 1편과의 차이를 예고한다. 추리 장르 마니아 입장에서는 1편이 더 마음에 들지만, 딱히 장르적 선호가 없는 사람이라면 2편을 먼저 보셔도 무방하겠다. 굳이 1편을 본 후 2편을 봐야 하도록 구성되어 있지 않고, 2편을 본다고 해서 1편의 스포를 당하지도 않으니 아직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를 보지 않았다면 마음 편하게 먼저 보고 싶은 것을 선택해도 된다. 악역을 맡은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를 보는 맛도 쏠쏠하며, 더불어 휴 그랜트, 에단 호크, 요요마 등 많은 유명인들이 카메오로 등장하니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개인적인 평점은 8점. 제47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관객상 3위 입상작. 15세 관람가라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어 시간 아깝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고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줄거리 및 등장인물
브누아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은 억만장자 마일스 브론(에드워드 노튼)의 초대를 받아 그리스의 어느 사유지, 호화로운 섬으로 향한다. 마일스는 세계적인 IT 기업 '알파'의 공동창업자로,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다. 미스테리와 각종 수수께끼, 퀴즈, 추리를 좋아하여 매년 가까운 친구들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불러모아 추리 게임 파티를 여는데 주요 참석자는 코네티컷의 주지사 클레어, 알파의 과학자이자 임원인 라이오넬, 모델 출신 패션 사업가 버디, 마초 스트리머 듀크이다. 각종 암호와 트릭으로 점철된 목재 상자 초대장을 받은 이들이 이번에도 변함없는 멤버로 섬을 향해 출발하려는 찰나, 예상치 못한 불청객 앤디가 등장한다. 알 수 없는 불편한 기류가 흐르지만, 주최자가 마일스인 만큼 다들 별말 없이 배에 승선하여 섬으로 향한다. 섬에 도착한 그들을 환대하는 마일스. 그런데, 그 또한 블랑과 앤디를 바라보는 시선이 묘하게 떨떠름하다. 알고 보니 블랑을 초대한 적이 없다는 마일스. 블랑은 불길한 징조이자 함정이라며 우려를 표하지만 마일스는 오히려 자신의 파티가 더욱 흥미로워졌다며 좋아한다. 아무렇지 않은 척 시작된 파티. 마일스는 자신과 친구들에 대한 자랑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늘어놓는데, 앤디가 난입하여 그들의 진짜 속사정을 폭로한다. 마일스는 클레어의 막대한 정치 후원자이고, 라이오넬의 골칫덩이 상사이며, 사고 뭉치 인플루언서 버디의 뒷배이며, 마초 유튜버 듀크의 후원자였던 것. 사실은 모두가 마일스의 진짜 친구라기 보다, 그의 돈에 종속되어 친구의 역할에 충실히 임하는 이해관계자들이었던 것이다. 코난이 가는 곳마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듯, 익숙한 사건의 냄새를 맡은 블랑은 한 명 한 명 파티에 모인 이들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해가 진 후 마일스의 추리 게임이 시작되는데, 참다못한 블랑은 마일스의 추리 게임 트릭을 앉은자리에서 손쉽게 술술 풀어버리고는 여기 모인 모두가 당신을 살해할 동기가 있는 사람들인데, 대놓고 살인 사건을 가정한 추리 게임을 열다니 제정신이냐고 소리친다. 파티의 분위기가 애매하게 흘러가던 찰나, 술을 들이켜던 듀크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그 자리에서 죽어버린다. 가장 가까운 선착장조차 썰물 때만 배가 드나들 수 있어 꼼짝없이 모두가 섬에 갇히게 되고, 범인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의심하고 대립하며, 그동안 숨겨왔던 서로에 대한 진심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다.
결말 해석 후기 (스포 있음)
사실 이 섬에 온 불청객 앤디는 진짜 앤디가 아니며, 블랑도 초대장의 발신인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앤디는 이미 죽었으며, 앤디의 동생 헬렌이 언니를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해 블랑에게 사건을 의뢰한 것이다. 앤디는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자신의 차 안에서 발견되어 자살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헬렌은 언니가 자살하지 않았다고 믿었고, 그녀가 죽기 전날 '찾았다'는 제목으로 마일스의 친구들에게 메일을 보냈던 것을 발견한다. 메일로 보낸 것은 빨간 봉투를 든 앤디의 사진. 사실 앤디는 마일스와 함께 알파를 창립한 공동 창업자로, 10년전 술집 '글래스어니언'에 실패한 사업가 마일스를 데려와 친구들에게 소개해주었던 장본인이었다. 그때 앤디는 냅킨에 자신의 창업 아이디어를 적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마일스와 함께 '알파'를 창립했는데 추후 위험한 에너지 사업에 손대려는 마일스와 반목하자 마일스가 계약서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앤디를 몰아내려 한다. 이때 '알파'의 시초가 된 창업 아이디어에 대한 지적 재산권이 재판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데, 믿었던 친구들은 마일스에게 포섭 당해 앤디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앤디가 자신이 아이디어를 적어두었던 '냅킨'을 물증으로 찾지 못해 재판에서 패하며 회사를 빼앗기게 된다. 앤디가 죽던 날, '찾았다'라고 했던 것이 바로 이 냅킨이었던 것이다. 이는 '알파'의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중요한 증거였기에, 아마도 이것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막으려던 누군가 앤디를 죽였을 것이고, 그게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쌍둥이 동생 헬렌이 앤디로 분장하고 블랑과 함께 배에 오른 것이다. 예상 가능하게도 범인은 마일스였다. 듀크 또한 마일스가 앤디의 집에 가장 먼저 들른 것을 본 목격자였기에 죽인 것이다. 블랑은 추리 게임과 초대장이 들었던 목재 상자 트릭의 허점, 자신이 관찰한 마일스의 진실에 대해 폭로하며 그는 사실 몽상가에 불과하다는 것을 밝히고, 헬렌은 진짜 냅킨을 마일스 앞에 들이밀며 그를 겁박한다. 그 순간 마일스는 라이터를 켜 냅킨을 태워버리는데, 당황하는 헬렌에게 나지막이 속삭이는 블랑. "앤디가 왜 이 일에서 발을 뺐는지 기억하세요." 이후 헬렌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그곳의 모든 것들을 부수기 시작하고, 처음엔 어리둥절하던 주변인들도 곧 무엇에 홀린 듯 동화되기 시작한다. 처음엔 황당해하며 비웃던 마일스는 헬렌이 앤디와 마일스가 대립하게 된 위험한 에너지원 '클리어' 결정을 집어던져 모나리자 진품까지 파괴하자 사색이 된다. 앤디를 배신하면서까지 추진하고 싶어 했던 에너지원 '클리어'의 위험성을 전 세계에 알려 마일스의 꿈을 짓밟은 것. 사실 거기 모인 모두가 제멋대로인 마일스와 점점 도를 지나치는 몽상가적 행동, 무리하고 위험한 에너지원에 대한 집착으로 힘들고 난처했었는데 헬렌의 분노가 도화선이 되어 그 모든 것을 태워버린 것이다. 큰 폭발과 함께 날아가버린 마일스의 호화 저택을 나서며 모든 이가 마일스에게 등을 돌린다. 이미 죽어 버린 언니에게 '알파'를 되찾아 줄 순 없으니, 마일스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것으로 복수한 것이다.